미국이 오랜 제로금리 시대와 작별하고 금리 인상으로 달러 시대의 문을 열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장은 올해 안에 미국 기준금리의 인상을 공식화했다. 시장에서는 인상 시점이 9월 쯤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지속적인 금리 인하를 통해 사실상 제로 금리였던 미국 기준금리는 시장의 달러를 풀면서 통화량을 증가시키는데 촉매제가 됐다. 헬리곱터 드랍이라는 말처럼 경제활성화를 위해 달러를 시중에 마구 뿌려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작년 말까지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수십조의 돈을 매달 풀면서 양적완화를 했다.
미국이기에 다른 나라의 눈치를 안 보고 할 수 있었던 '기준금리 인하'와 '양적완화'는 작년말 양적완화가 종료가 되었고, 이번에는 기준금리 인상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예상했던 일이 벌어졌지만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우리나라다.
간략히 설명하면, 미국의 양적완화와 제로 금리로 인해 세계금융시장에는 달러가 넘쳐흘렀다. 한마디로 미국이 저수지의 문을 개방해 엄청난 양의 물을 방류한 것이다.
이 물들은 우리나라에도 흘러들었고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에 투자되었다.
더불어 우리나라 역시 경기침체를 겪고 있었기 때문에 미국처럼 기준금리 인하에 들어갔다. 양적완화는 하지 않았다.
세계금융시장에 넘쳐흐르는 달러가 신흥국에 투자된 것과 같이 우리나라 기준금리 인하로 불어난 돈은 주식, 채권은 물론 정부의 '빚 권하는 경제정책'으로 부동산으로 모였다. 빚을 내서 집을 산 것이다.
그로인해 우리나라는 가계부채 1000조원 시대를 연 것이다.
이자율(금리)이 낮을 때는 대출 받아서 집 사서, 집 값이 오르면 팔면 된다. 하지만 한계에 다다른 집값은 더이상 오르지 않고, 오히려 집값이 더 떨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매달 내고 있는 대출 이자만 해도 허리가 끊어지는데 이자율이 더 오른다면 큰 충격이 될 것이다.
현재 유럽과 일본은 미국을 따라서 기준금리 인하와 양적완화를 하여 경제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지만, 우리나라가 기준금리 인하 정책만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1000조원의 가계부채에 있다. 부채를 줄여도 모자랄 판에 더 늘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제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린다고 한다. 우리에게는 두 가지 선택이 있다. 미국을 따라서 금리를 올리던지, 그대로 유지하던지.
만약 금리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가정하자. 우리나라와 미국은 금리차이 항상 나게 되있는데, 이유는 '위험 프리미엄' 때문이다. 미국은 초강대국이기에 절대 망할리 없다(고 가장하자).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난 IMF 금융위기와 같이 언제 또 경제위기가 올지 모르는 위험이 있다. 그렇다면 '달러'를 끌어들이려면 좀더 이자를 쳐줘야 달러가 우리나라로 들어온다. 이게 바로 위험 프리미엄이다.
때문에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차가 발생하는 것이다. 어쨌거나 우리나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우리나라와 미국 간에 금리차이가 줄어들 것이고, '위험 프리미엄'이 감소하여 우리나라에 투자하느니 돈을 빼서 미국에 투자하자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다.
그들은 1~2만원이 아닌 수 조, 수십 조원의 돈을 빼서 미국으로 '계좌이체'시킨다면, 우리나라의 주식시장, 채권시장은 엄청난 혼란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금융시장은 경제를 '선제적'으로 나타내기 때문에 곧이어 우리나라 경제 전체도 큰 혼란에 빠질 것이다.
이러한 갑작스런 '자금유출'(긴축발작 tamper tantrum)은 우리나라와 같은 신흥국 시장에 큰 혼란을 준다. 결국 이러한 자금유출로 말미암아 달러가 '오링'나게 되고 1997년의 IMF 사태가 재현되는 것이다.
그래서 한-미 간에 적정 금리차 유지가 중요한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을 따라서 우리나라도 금리인상을 하게되면 어떻게 될까? 아무런 변화가 없을까?
우리나라는 현재 1000조원의 가계부채가 있다고 했다. 결국 다 은행빚이고 금리가 오른다면 대출금리도 따라서 올라 매달 내는 대출상환 원리금이 오른다. 100만원 월급 받아서 30만원 빚 갚고 70만원은 일반 소비하는데 썼다면, 금리가 올라 이제는 40만원 빚 갚고 60만원으로만 일반 소비를 할지도 모른다. 경제 전체로 봤을 때 경제위축이다.
가계부채 1000조원의 상당수는 주택 담보 대출이고, 이자가 오르면 더이상 대출 받아서 집을 살 생각을 안 하기 때문에 집값 하락이 가속화 되고, 집값이 담보대출금보다 낮아지는 '깡통주택'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주택 대출 관련 가계부채에 '부실화'가 진행되고, 거기에다 소비 위축으로 가뜩이나 안 좋은 경제가 더 안 좋아 진다.
무엇보다 제일 타격인 것은 수출분야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양적완화와 기준금리 인하를 실시하고 있는 일본과 비교해서 우리나라 원화가 강세가 된다. 우리나라 원화가 상세가 된 다는 뜻은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물건을 구매하고 하는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것이고, 국제시장에서 '비싼' 한국제보다는 '싼' 일본제가 더 잘 팔린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수출국가로서 전자제품 등 수출품목이 겹치기 때문에 수출 라이벌 국가다. '상대적으로' 싼 물건을 만들어야 더 많이 판다는 이야기다.
한마디로 지금 상황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없고 내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한편에서는 9월쯤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만큼, 그 전에 우리나라 경제활성화를 더 해서 9월쯤에 따라 올리자고 한다. 즉 추가 금리 인하를 더 해서 9월부터 미국을 따라 올리자는 이야기다.
하지만 또 문제는 가계부채다. 추가 금리 인하로 인해 가계부채가 더 늘어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금 가계부채 규모를 줄여도 모자를 판에 금리 인하를 통해 가계부채가 늘어나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고민이 많다. 한국은행 측은 우리나라 경제가 1997년보다는 기초가 더욱 탄탄해져서, 어느 정도의 자본 유출에도 견딜 수 있다고 전망하지만, 러시아가 낮아진 원유 가겨으로 인해 루블화가 절반으로 떨어진 것이 한순간이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조변석개가 아닌 장기적이고 탄탄한 대책을 내놓아야 할 때다.
'시사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위례신도시 A1-3블럭 입지 분석 / 지하철 3개 노선 추가 예정 (0) | 2020.06.01 |
---|---|
[삼성전자 2분기 어닝쇼크] 영업이익 부진 원인은 무엇일까? (0) | 2014.07.10 |
[최경환 청문회] 최경환 후보자가 고집스럽게 부동산 규제 완화하려는 이유는? (0) | 2014.07.09 |
[최경환 후보 청문회] 과연 DTI LTV 풀어서 경제 살릴 수 있나? (0) | 2014.07.08 |
[동부제철 유동성 위기] 동부제철, 자율협약으로 회생할 수 있을까? (0) | 2014.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