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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두산 베이스 편파] 5월6일 LG전 - 두산의 고질적인 불펜 문제, 승리하면 뭐하나

두산 에이스 니느님 니퍼트


어제 어린이날 LG와의 경기에 8점이란 점수차로 이기더니 오늘은 니퍼트가 5대2로 승기를 잡아놓았는데 막판에 블론될 뻔 했습니다. 그래도 이겨서 다행.


경기 초반 좋았습니다. 1회초에 니퍼트는 빠르게 삼자범퇴를 하며 마무리했고, 오늘 LG투수 임정우는 1회말에만 40개 가까이되는 투구수를 기록하면서 진을 뺐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만루 상황에서 임정우의 볼넷 밀어내기로 1점을 기록한 것 빼고는 잔루 만루로 이닝을 마쳐야 했습니다. 민병헌이 스윙 삼진을 당하며 뭔가 몸의 컨디션이 안 좋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2회초가 되고 정성훈과 이병규의 3루 1루 상황에서 손주인이 니퍼트 공에 손등을 맞아 만루 상황이 되더니 최경철이 희생플라이로 정성훈을 홈으로 불러들였습니다. 1회초에 임정우를 괴롭힌 결과 1점을 얻은 것 치고는 1대1 동점이 허무하게 일어났습니다.


승부의 쐐기를 박아라!


경기의 승부처는 5회말이었습니다. 정수빈이 1아웃 상황에서 2루타를 치고 나가더니 최주환의 희생플라이로 3루 주루 그리고 민병헌 볼넷으로 1, 3루 주자로 이어집니다. LG는 어쩔 수 없이 많은 투구수로 제구가 안 되는 임정우를 내리고 윤지웅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LG의 실수였죠. 김현수가 또다시 볼넷으로 나가 만루가 되더니 투수는 다시 유현상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나 양의지마저 풀카운트 볼넷으로 내보내 밀어내기 1득점을 합니다. 아직까지 두산의 2점은 LG로 인해 얻은 점수입니다. 그리고 홍성흔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하여 4대1로 점수를 벌립니다. 다음 타자 김재환 마저 안타로 1점을 추가하여 양의지를 홈으로 불러들였습니다.


6회초에 포수를 최재훈으로 바꿉니다. 오랜만에 등판하는 것 같습니다. 양의지가 펄펄 날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니퍼트 최재훈 배터리는 잘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7회초가 되자 투구수가 100개를 넘은 니퍼트가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손주인이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치고 나가더니 박지규의 2루타로 손주인이 홈을 밟으면서 1점을 추가했습니다. 이후 오지환이 안타를 쳤고, 2아웃을 잡은 상태에서 니퍼트가 마운드를 내려왔습니다. 총 116개의 투구수를 기록했습니다.


이후 함덕주와 이재우가 중간으로 추가 실점을 잘 막아냈습니다. 8회말에는 두산이 2아웃인 상태에서 김재호 타석이었는데 LG 투수가 봉미미 봉중근으로 교체되었습니다. 이번 시즌 초반 유난히 많은 실점으로 인해 14.85라는 방어율을 기록하면서도 다시 자신의 페이스를 찾기 위한 모습이 보였습니다. 김재호만을 남겨둔 상태에서 1/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습니다.


아... 문제의 9회초입니다. 5대2 상황에서 다른 팀 같으면 필승조 마무리 투수를 내보내서 안전하게 경기를 끝냈겠지만, 두산에는... 에휴... 다 아시죠? 마땅한 선수가 없습니다. 김강률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시즌 아웃이 되었고, 노경은은 아직 부상으로 인해 제구가 안 되고, 그나마 윤명준인데 윤명준은 삼진이 안 된다는 마무리 투수로서의 단점이 있습니다.


사실 넥센의 승락극장 손승락, 삼성의 창용극장 임창용의 별명처럼 각 팀에 믿음직한 마무리 투수가 진짜 어쩌다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는 거 빼고는 그래도 승기를 잡은 상태에서 마무리를 하고 잘 끝냅니다.


두산은 믿을 수 없는 마무리 불펜이 없는 탓에 가끔씩 이기다가 지는 일이 벌어지곤 하죠. 특히 지난 4월11일 12일 LG와의 경기에서 2차례나 윤명준이 라뱅 이병규를 비롯해 LG 타자들에게 무너지는 바람에 이길 경기를 졌었죠. 이외로 불안한 마무리만 아니었어도 아마 삼성을 제치고 여유있게 선두를 유지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야수들이야 거의 국대급이니 말할 필요도 없구요.


오늘 9회초, 어제 나와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이현호가 스트레이트 볼넷 2명을 내보내고 교체된 노경은마저 7번 이병규 볼넷에 이어 나온 박용택이 안타를 치면서 높이 쌓은 장작에 불을 붙였습니다.


5대4가 되었을 땐 진짜 하늘이 무너지고 나라를 잃은 심정이라고 하면 지나친 비유일까요. 진짜 마지막으로 올라온 엔젤명준 윤명준 투수가 2, 3루 상황에서 1루에 이진영을 고의사구로 내보내 만루에서 승부를 보기로 합니다. 다음 타자는 9번 라뱅 이병규 선수. 윤명준과 마병규와의 재대결이었습니다. 윤명준에게 아픔을 준 이병규는 마치 베이징 올림픽 쿠바와의 결승전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당시 마무리 투수 정대현은 땅볼을 유도해 병살로 게임을 승리로 이끌어냈습니다. "직각으로 하나만 떨어져 주면 좋은데요"라고 외쳤던 허구연 해설위원으로 빙의하여 1구1구에 간절한 마음을 담았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이병규가 아닌 윤명준에게 기회를 주었습니다. 만루 상황에서 이병규에게 땅볼을 유도해 2루수 허경민 유격수 김재호 1루수 김재환으로 이어지는 그림같은 병살을 만들었습니다. 어렵게 어렵게 1점차 승리를 지켰습니다.


오늘 5월 6일은 니퍼트의 생일이라고 합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맞는 생일 승리라고 하는데 감회가 새로웠을 것 같습니다.


마무리가 마무리가 안돼


선수별로 다시 평가해보면 민병헌이 요즘 썩 좋지 않습니다. 4할 타율이 깨진 이후 이렇다할 안타를 뽑아내지 못합니다. 득점기회에서 귀신 같이 타점을 기록하는게 민뱅인데. 그리고 병살타의 레전드 병전드 홍성흔 선수가 오늘도 병살타를 기록했습니다. 공을 치기만 하면 왜 그렇게 상대 유격수와 2루수 글러브로 빨려가는지....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그래도 끝까지 믿어주는 김태형 감독이 계속 4번 타자로 넣다가 요즘은 타순이 조금 뒤로 밀렸습니다. 민병헌 홍성흔 선수가 살아나야 마무리 투수 걱정 없이 승리할 수 있을텐데..


LG는 그렇다고쳐도 앞으로 한화와 SK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성근 감독과 아직 1경기도 하지 않은 SK와의 경기가 기대도 되면서도 걱정도 됩니다.


항상 두산은 시즌 초반에 잘 하다가 무너지는 불펜과 컨디션 난조의 타자들로 인해 갈수록 힘든 적이 많았는데, 불펜이 계속 이러면 김태형 감독의 고민도 늘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의 MVP는 당연히 니느님 니퍼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