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따라 매주 보는 김어준의 얼굴이 반갑다. 남자가 봤을 떄 잘생긴 얼굴도 아니고 매력적이지 않지만, 시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진실을 원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손석희 JTBC 사장 만큼이나 김어준은 그만큼 반갑다.
이번주에 가장 쇼킹한 뉴스로 유병언이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그것도 부패가 많이 진행되어 백골화가 거의 된 상태였다. 이미 경찰은 6월달에 처음 발견했다고 하는데, 이제서야 유병언의 DNA와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나왔다고 한다. 뭔가 수상하다고 여기는 것은 누구나 당연하다. 김어준은 시중에 돌고 있는 유병언 가짜설, 자살설, 타살설을 언급했는데, 김어준은 먼저 가짜설은 강력한 권력 배후가 있어야 된다는 전제가 필요한데 상황에 따라 많은 것이 변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추측을 내놓았고, 자살설은 구원파의 교주이자 수천억원의 자산가가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 추정이라는 것 하나로 겁먹고 자살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결론은 타살설이라고 매듭을 지었다. 시신이 발견된 현장에서 일부러 눕혀진 풀들과 나온지 몇년이 지난 술병들. 무엇보다도 지난 뉴스보도에서 20억 현금을 소지했다는 것을 보고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사실 유병언이 진짜로 20억원을 소지하고 있었는지는 모른다. 이 뉴스의 소스는 유병언이 순천 땅을 매입하려고 할 때 큰 가방에서 현금 뭉텅이가 나오는 것으로 보고 대략 20억원이 들어갈 수 있는 정도라고 추정한 것이 전부다. 그 20억원 추정이 유병언이 도피 과정에 20억원을 들고 있다고 부풀려진 것이다.
검찰 입장에서는 순천 별장을 압수수색했을 때 거기서 숨어있었다는 유병언을 못 잡았다고 직접 발표하여 자신들의 얼굴에 먹칠을 하였다. 이 발표는 MBC뉴스데스크에서 검찰이 별장 압수수색 전 누군가가 유병언을 데려갔다는 신씨 여인의 잘못 알려진 진술을 정정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어찌 되었던 검찰의 부실한 유병언 검거 작전에 빈틈이 있었다는 것을 스스로 공개한 꼴이 되었다.
어쨌거나 유병언은 그렇게 잘 숨어 있다가 그 별장에서 2.5km 떨어진 과수원에서 발견되었다. 검찰이 별장을 급습한 것은 5월 25일이고 시체가 발견된 것은 6월 12일이다. 김어준은 6월 10일이라고 했지만 유병언의 해남 잠입설은 6월 8일에 나오고 6월 11일은 검찰이 금수원을 2차 압수수색하여 유병언의 체액이 묻은 면봉을 발견한 날이다. 그리고 6월 12일에 유병언이 발견됐다.
김어준은 이를 독립적 사건이 아닌 일련의 사건들이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뭐가 어떻게 된 것이고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대략적으로 유병언은 18일 만에 백골화가 상당히 진행되었고, 국과수는 정확한 사인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발표했다. 김어준은 영구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파파이스에 출연한 새정치연합 정청래 의원이 잘 지적한 바와 같이 세월호 침몰 참사에서 유병언이란 존재는 가장 작은 부분이다. 실제로 유병언이 세월호 침몰과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 정확히 밝혀진 바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편을 중심으로 유병언 특집 방송이 연일 진행되고 있고, 세월호는 묻혔다. 거기에다 유병언이 사인도 모른채 시신으로 발견된 것이다.
세월호 참사는 현재 국회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 문제로 일반 사람들에게는 많은 피로가 쌓인 상황이고, 유병언은 <명탐정 코난>에 나올 법한 미스터리한 소재로 인해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충분하다. 종편을 포함한 보수언론들이 딱 좋아하는 핵심은 가리고 변죽으로 시청률을 올리는 상황이 된 것이다. 또한 검거된 유병언의 아들 유대균과 박수경이 오피스텔에서 오랜 생활을 했다는 이야기는 보수언론에게 더이상 땡큐일 수 없다.
사실상 유병언도 사인이 밝혀지지 않고 영구미제로 흘러갈 가능성이 농후하자 벌써 김이 빠졌다. 촉각은 벌써 유대균과 박수경과의 관계로 넘어가고 있다.
불과 1주일도 안되는 시간이었다.
유병언 사건만 놓고 보자면 행방불명이라는 운전수 양회정이 중요한 인물이다. 그렇다면 그는 또 어디 있는가. 김어준은 조심스럽게 양회정 역시 죽음을 맞은 모습으로 발견될 것이라고 추측했다.
점점 이야기는 미스터리해 지고 산으로 흘러간다. 정작 중요한 것은 세월호 침몰에 대한 모든 진상규명이 밝혀지고 희생자들이 편안히 눈을 감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며,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재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인데 국회에서 이뤄지고 있는 모습을 보면 너무 한심하다.
김어준은 두번째로 7.30 재보선에서 광주 광산을에 출마한 권은희 새정치연합 후보에 대해 다뤘다.
뉴스타파는 권은희 후보의 남편 재산은닉 의혹 보도로 많은 사람들의 혹평에 시달려야 했다. 뉴스타파가 특정 정파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므로 독립적인 언론으로서 노력하는 것은 알고 있으면서도 이번 보도로 인해 다소 무리한 측면이 있었다는 것이 대부분의 시각이다. 김어준과 송채경화 기자 역시 이에 동조하는 모습이었다.
핵심은 권은희 후보가 재산 등록을 할 때 남편의 부동산 가치를 축소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면밀하게 따져보면 전체 자산이 아닌 순자산을 기록한 것이다. 자산은 자본과 부채로 형성되있는데, 권은희 후보의 남편이 소유한 부동산의 가치가 18억이 될 지 모르겠지만, 대출은 16억에 달하고, 남은 2억원은 세입자들의 보증금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실제적으로 부동산 대부분은 은행 것이라는 이야기다.
쉽게 설명해서 10억원 짜리 아파트를 사는데 은행 대출 8억원에다가 전세로 들어온 사람의 보증금이 1억원이라고 하면 정녕 이 아파트에서 내 지분은 얼마일까?
물론 권은희 후보 측에서 재산 공개를 할 때 미흡한 점은 있으나, 많은 사람들이 비판하는 뉴스타파의 부채 미공개는 충분히 비판받을 만한 일이다.
정청래 의원은 이번 일로 7.30 재보선에서 새정치연합이 가뜩이나 어려운데 더욱 어렵게 될 것으로 보며, 아마 권은희 후보가 당선되자마자 많은 고난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권은희 후보가 경찰 재직 시절 국정원 댓글 사건 때 보여줬던 용기는 충분히 대단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회의원이 되서 혼자 그 사건을 해결할 수 없는 제반의 상황에 대해 많은 우려를 나타냈다.
모든 일은 동화나 히어로가 나오는 액션물처럼 우리 팀이 멋지게 이기지 못하는 것 같다. 세월호나 권은희 후보 역시 가장 중요한 핵심, 액기스만 버려진 채 엉뚱한 것이 전부를 차지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지치고 피로가 쌓이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투쟁해야 한다. 투쟁이란 피 흘리며 싸운다기 보다는 우리를 억압하고 감시하는 모든 절대악에 대한 성스러운 싸움이다. 지치지 말고 쫄지 말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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