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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리뷰

[어셈블리 2회]백도현이 진상필을 전략공천한 진짜 이유

백도현이 진상필을 전략공천한 진짜 이유

 

백도현(장현성) 사무총장의 선택은 진상필(정재영)이었다. 다음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에서 대학 동기이자 상대 정당 국회의원인 조웅규(최진호)가 툭 건넨 한 마디는 백도현을 흔들어놓기에 충분했다. 바로 전직 경기도지사 출신 인사가 백도현의 지역구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급하게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자신이 큰 격차로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오자 백도현은 진상필을 보궐선거 경제시 지역구에 전략공천하기로 마음 먹는다.


7년전 백도현은 처음 국회의원에 출마할 때 현재 대통령이자 당시 국민당의 대표인 서대한의 측근이었던 점을 활용해 정치에 입문했다. 연고가 있는 동시에 국민당의 텃밭이었던 경제시에 출마하게 되면 손쉽게 당선될 수 있었음에도 백도현은 공천 갈등을 피하면서 동시에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인다면 충분히 수도권에서 당선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내리 2선에 성공하여 현재 국민당의 요직인 사무총장이 되었다.


하지만 백도현은 다음 총선에서 야당의 차기 대권후보인 전직 경기도지사와 맞붙는다면 승산이 없음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 따라서 그는 정치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다음 총선에 경제시에 출마할 의도인 것이다. 어차피 1년 남은 현재 상황에서 국민당의 텃밭인 경제시에 누가 나오더라도 당선이 될 것이고, 해고노동자 진상필을 공천함으로써 보수정당인 국민당이 변화한다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진상필을 1년 동안 이용하고 폐기할 속셈인 것이다. 그리고 백도현은 내년 총선에 경제시에 출마할 것이다.


대학 후배인 최인경(송윤아)의 기대를 저버린 것은 미안하지만 정치의 세계가 총성없는 전쟁의 연속이 아니겠는가.

다만 드라마 <어셈블리>가 현재 정치판을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재현하는 것은 칭찬할만 하지만, 진상필이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한 후 당선하기까지의 과정을 급하게 진행하면서, 한국수리조선소의 해직노동자들과의 갈등 역시 급하게 처리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KBS2 <어셈블리> 2회 캡쳐화면. 진상필은 국회의원에 당선될 수 있는가.


물론 근래 벌어지고 있는 해고노동자들의 복직투쟁에서 그들의 의지를 보여주는 고공농성을 드라마 <어셈블리>에서 배달수(손병호)가 크레인에 오르는 모습으로 치환시키면서 동시에 진상필이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개표방송을 보며 기뻐하는 장면과 교차편집한 것은 참으로 훌륭했다. 결국 배달수는 크레인에서 추락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현재 암울한 해고노동자들의 모습을 비유하는 것으로 느껴져 마음이 적적했다.


진상필은 최인경에게 자신의 보좌관 자리를 제의하면서 국회의원이 되려는 이유를 알려달라고 했다. 이보다 무식한 질문이 어디에 있을까. 이미 국회의원에 당선이 되었으면서 왜 돼야했는지 뭘 해야하는지 알려달라니. 그러면서 자신의 노동 선배인 배달수를 떠올렸다. 더 큰 대의를 위해 잠시 배달수를 배신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이지만 그래도 그의 정치 목적은 배달수에게 있었다. 1회에서 김규환(옥택연)의 말처럼 어떤 이에겐 해고 당하는 것이 꿈인 동시에 생존을 위해 다시 복직되야하는 노동자’. 진상필은 다시 노동자로 되돌아가기 위해 정치에 뛰어든 것이다.

다소 오글거리는 장면이지만 진상필에 설득당한 최인경은 국회에 진출한 진상필을 도울 것이며 그의 목표 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과연 우리 현실은 그렇게 아름답게 약자의 꿈들이 실현될 수 있을까?


현재까지 <어셈블리>의 시청률은 다소 아쉽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차 오를 것이라고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