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팬들에게 또다시 악몽과도 같은 일이 발생했다. 삼성에게 625 참패라는 어마어마한 스코어로 지고난 후 SK와의 3연전 스윕으로 안정감을 되찾는가 했는데, 또 대패를 하고 말았다. 또 마야였다.
올 시즌 처음부터 두산 경기를 본 팬들이라면 개막 1차전 2차전에 NC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두산을 떠올리며 게임을 보았으리라. 하지만 오늘 경기는 테임즈에게 3연타석 홈런이라는 치욕을 얻었고, 두산의 타선을 조용했으며, 마야는 노히트노런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는 투수답지 않게 무너졌다.
어쩌면 1회부터 게임의 향방은 정해졌는지도 몰랐다. 마산구장에서 치뤄진 두산 대 NC 1차전은 두산 베어스가 초 공격이었다.
1번타자 정진호가 볼넷으로 나가며 NC의 선발투수 이재학을 상대로 잘 풀리는 듯 보였다. 하지만 2번타자 최주환이 플라이 아웃 당했고, 다음 민병헌이 안타를 치고 나가 기회를 살리는가 싶었는데, 믿었던 김현수가 463으로 이어지는 병살 코스를 만들면서 1회초가 싱겁게 끝났다.
병살타만 치신다는 홍성흔 선수가 2군에 가 있는 관계로 오늘의 4번타자 김현수가 병살의 기운을 받았나 보네라고 생각했었다. 여기까지는...
1회말 NC의 공격 때는 1번타자 박민우의 내야안타, 다음 김종호의 땅볼 야수선택으로 1루에 출루하고 도루에 성공한다. 그사이 나성범이 볼넷으로 출루하고, 테임즈는 삼진을 당하며 원기옥을 끌어모으고 있었다. 5번 지명타자 이호준이 들어서고 2루타를 치면서 김종호 나성범이 2점을 뽑아냈다.
아직 초반이라 투수 마야가 아직 몸이 덜 풀렸다고 생각했다. 1회에 던진 마야의 투구수는 무려 37개.
2회초가 되어 양의지의 몸에 맞는 공과 김재환의 볼넷으로 1루 3루 상황이 되었다. 1아웃 상황이었기 때문에 허경민이 조금만 해줘도 1점은 뽑아낼 수 있었던 상황. 하지만 허경민의 공은 3루수 지석훈 글러브로 빨려들어가고 3루 아웃 1루 송구 아웃으로 병살타를 기록하며 2회초도 마무리했다. (아직 병살 3개나 남았다.)
2회말 요약. 테임즈 만루홈런. 선두타자 지석훈이 몸에 맞는 공으로 1루에 나가고 다음타자 손시헌이 땅볼을 치며 야수선택으로 지석훈이 아웃되고 손시헌이 1루에 나간다. 다음 김태군이 좌익수 쪽으로 안타를 치고 손시헌은 3루까지. 다음 1번타자 박민우가 볼넷으로 출루한 상황에서 암울한 만루상황이 되고, 김종호가 희생플라이를 뽑으며 손시헌이 홈으로 들어온다. 2아웃 상황에서 하나만 더 막으면 되지만 나성범에게 볼넷 허용하여 만루상황이 되고, 1회말에도 나왔던 테임즈가 또 올라왔다. 그리고 우중간으로 쭉쭉 뻗어가는 125m 만루홈런을 뽑아내며 스코어를 단숨에 7대0으로 만들었다. 스멀스멀 삼성 625 악몽이...
3회때는 두 팀 다 조용히 넘어갔다. 다만 민병헌이 오늘 경기 '첫번째' 병살을 기록하는 이닝이었다. 2회말에 두산 투수가 마야에서 김수완으로 바뀌고, NC 역시 3회초에 이재학에서 손정욱으로 바뀌면서 안정감을 찾아간다고 착각했다.
4회초에는 두산이 김현수 오재원 김재환이 뜬공 아웃 당하며 물러났지만, 4회말 NC는 무지막지한 점수를 뽑아내고 물러났다.
4회말 NC는 1번타자부터 9번타자까지 모두 나왔다. 1번 박민우는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 김종호 2루타로 2루, 3루 상황에서 2회말에 만루 홈런을 쳤던 테임즈가 중견수 뒤로 넘어가는 무려 130m 3첨 홈런을 쳤다. 이에 멈추지 않고, 이종욱의 1점 홈런, 지석훈의 1첨 홈런이 뒤이어 일어났다. 류현진이 와도 유체이탈이 되는 이 상황에서 두산 투수 김수완은 완전 넋이 빠진 표정이었다. 투수를 박종기로 급히 바꿨지만, 4회말에서만 5점을 실점하여 스코어는 12대0이 되었다.
5회초에는 손정욱의 3자 삼진으로 깔끔하게 끝이 났고, NC 역시 박종기가 삼진 2개와 땅볼 아웃처리하며 삼자범퇴로 끝났다.
6회초가 되고 선두타자 최주환이 중전 안타를 치며 추격의 불을 붙였..... 으나 다음 타자 민병헌이 유격수 2루수 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을 만들면서 고개를 떨궈야 했고, 김현수마저 터지지 않았다.
6회말에는 테임즈가 박종기의 살짝 높은 공을 초구에 받아쳐 우중간에 솔로 홈런을 만들어냈다. 한 경기 최대 홈런 기록 타이를 만들어 내는 순간이었다. 대박!!! 이쯤되면 이제 헛웃음만 나올 뿐이었다. 잠실이었다면 두산팬 관객들이 일어났을 것이다.
그래도 남은 NC와의 2경기를 생각한다면 이대로 졌다간 회복할 수 없는 멘붕에 빠지리라. 못해도 1점은 내야된다.
7회초에 들어 타격감이 살아있는 양의지가 선두타자로 나와 안타를 기록했다. 다음 오재원은 뜬공 아웃으로 물러났지만, 다음 지명타자 김재환이 우익수 뒤로 넘어가는 시원한 2점 홈런을 기록하면서 그래도 체면은 살렸다.
이후 경기는 추가 득점 없이 진행되다가 9회초에 들어 추가 득점을 노려야 된다는 일념으로 최선을 다했지만, 2회초에 병살타를 기록했던 허경민이 9회초에도 병살타를 만들어내 오늘 경기 5번째 병살타를 기록했다.
오늘 경기 패인을 크게 3가지를 뽑자면, 테임즈, 마야, 5개의 병살타일 것이다.
테임즈를 상대팀으로 만난 것은 분하긴 하지만 너무 잘한다. 오늘 3연타석 홈런으로 리그에서 17개로 1위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두산 투수 마야는 너무 기복이 심하다.힘은 좋은데 제구가 안 되고 흥분을 잘 하다보니 공이 잘 맞는다. 물론 선수 스스로가 가장 괴로울 것이다. 노히트노런이란 기록이 그에게 오히려 독배가 된 듯하다. 너무 일찍 정상을 찍고나서 더이상 오를 데가 없을 때 허무한 심정이랄까, 아마 이런게 마야에게 무의식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병살타는 두산답지 않았다. 왜지? 요즘 한동안 잠실에서만 해서 그런지 구장이 바뀌어서 적응이 잘 안되는 것 같다. 초반부터 꺽인 선수들의 심리적인 부분도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요즘 김태형 감독이 홍성흔 선수가 오기 전 여러 타순 변화를 시도하는 것 같다. 보통 8번에 있었던 최주환을 끌어올리고, 1번이었던 정수빈이 출전 안 하는 대신 정진호가 1번 타선이 되었다. 장민석은 9번에 등용되었는데 1안타만 기록했다.
홍성흔 선수가 1군으로 복귀하고, 정수빈 민병헌 김현수 홍성흔 양의지 오재원 김재환으로 이어지는 꿈같은 타선을 바란다면 너무 큰 욕심일까? 병살타를 너무 많이 쳐서 '병전드'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는 홍성흔이 1군에 복귀하게 되면 예전의 홍포의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두산과 NC의 야구기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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