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의 2014년은 굉장히 특별한 한 해일 수 있다. 2005년에 시작된 <무한도전>은 2015년 10주년을 앞두고 여러 대형 프로젝트를 실시해오고 있다.
먼저 <무한도전> 10주년 이후 <무한도전>을 이끌어 갈 차세대 리더 선거는 그러한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 한 달 여 동안 진행된 차세대 리더 선거 프로젝트는 6.2 지방선거라는 큰 국가적 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터라 예능성과 공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호평을 들으며 성공적을 마쳤다.
하지만 그 이후 <무한도전>에게는 많은 시련들이 찾아왔다. 먼저 차세대 리더 선거 직후 방송된 홍철아 장가가자 프로젝트는 여성을 조건화하고 상품화하며 나이가 30이 넘은 여자는 상폐라는 뉘앙스를 연출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물론 이 한 번의 실수는 유재석과 김태호 PD가 곤장을 맞으며 시청자들에게 사과를 하고 잘 마무리가 됐다.
그러나 2014 브라질 월드컵과 스피드 레이서 프로젝트를 거치면서 그동안 정형화된 <무한도전>의 패턴과 뜻하지 않은 한국 축구대표팀의 부진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재미 없어'졌다. <무한도전>에게 어떤 미사여구보다 '재미'라는 단어는 굉장히 중요하다. <무한도전>이 재미를 잃었을 때 모든 것이 무너지는 느낌이다.
이번주 <무한도전> 방콕여행 특집은 그런 의미에서 다시금 <무한도전>의 본래 모습을 되찾게 해준 에피소드다. 거창한 프로젝트 대신 <무모한 도전> 시절 초심을 회복하며 벌써 많은 누리꾼들에게 인터넷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저번주 스피드 레이서 특집이 끝난 후 예고를 통해 방콕여행의 대략적인 모습을 보여줬을 때 대충 예상은 했었다. 또다른 장기 프로젝트가 아닌 1회성 에피소드로 끝낼 방송이구나하고 말이다.
본 방송이 시작되고 첫 장면은 인천공항이었다. 멤버들이 태국 방콕으로 떠나는 상황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는데, 멤버들의 반응은 시종일관 불안하고 불길한 예감이 든다는 식이었다. 결국 아니나 다를까 김태호 PD의 몰카로 밝혀지고 <무한도전>의 방콕여행은 서울 까치산에서 맞는 방방콕콕 여행으로 변했다.
강서구 까치산에 한 주택가 옥탑방으로 떠난 방콕여행은 처음부터 멤버들의 불만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아무리 진짜 태국 사람을 이용하여 관광가이드 역할을 시키고 태국 관광 운송수단인 툭툭이 개조했다고 해도 옥탑방은 옥탑방이었다.
그래도 옥탑방 원룸을 중심으로 빼곡히 알찬 관광 일정을 소화했다. 관광 가이드 마이크의 안내에 따라 태국의 대표적 관광상품인 코끼리쇼를 보여주려 '했으나' <무한도전>식의 인간 코끼리 게임을 하여 라텍스 위로 넘어지면 라텍스 강매를 하고, 예전 <놀러와> 벌칙 담당 마사지사를 불러 전통 타이마사지사로 위장해 멤버들에게 '시원한' 마사지를 제공했다.
뿐만 아니라 옥상을 이용해 조그만 풀장을 만들어 멤버들에게 '워터파크'라고 속이고, 노량진 시장에서 볼 법한 해산물 수조를 가져와 음식재료를 위한 '스노클링' 체험을 하게 했다. 이때 하하는 1:1의 몸의 비율을 이용해 해삼 개불 멍게 낙지 문어 등을 입으로 잡는 장면을 선사해 <무한도전>식의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저녁에는 이 재료들을 이용해 해물 라면을 해먹었고, <무한도전>의 김란주 작가의 무에타이 시범과 김윤의 작가의 3차원 세계의 미쓰에이, 카라 그리고 샤이니 춤을 춰서 또다시 멤버들이 배꼽 빠지게 웃게 했다.
이번 <무한도전>의 방콕여행 특집은 여러모로 많은 의미를 남긴 에피소드였다. 우선 <무한도전>의 초심회복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장기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다소 억지스러운 감동을 연출하고자 하는 모습이 엿보였는데 이번 방콕 특집은 가장 태초의 <무한도전> 모습 그대로여서 정말 순수하고 아무런 편견없는 웃음이 나올 수 있었다.
두번째는 여름휴가를 원해도 갈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였다. 흔히 7-8월 여름휴가 시즌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당연히 휴가를 떠난다. 하지만 경제적 이유같은 개인사정으로 휴가를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번 방콕특집은 해외여행을 충분히 경제적 어려움 없이 떠날 수 있는 <무한도전> 멤버들이 휴가를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입장이 되서 '방콕'을 하며 나름대로의 도시에서 휴가를 보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마지막에서 까오산 로드라고 명명한 까치 재래시장의 투어는 골목상권 위협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시장 상인들을 위한 배려와 재래시장 만큼 싸고 질 좋은 곳이 없다는 것을 함께 보여주는 김태호 PD식의 시청자 공감의 한 모습이었다.
이래서 사람들은 김태호 김태호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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