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사는 세상
<괜찮아 사랑이야> 8회에서는 재열(조인성)과 해수(공효진)의 아름다운 오키나와 여행기를 담았다. 마침 공효진의 교통사고와 이번 회의 촬영이 겹치면서 드라마 초반에 공효진이 땅에 넘어지며 부상을 입는 장면을 집어넣었는데, 이미 시청자와 배우들은 서로의 사정을 알기에 일부러 모른척 해주는 의리로 넘어갔다. 공효진의 이마에 붙인 반창고마저 그녀의 패션 센스를 보여준다.
오키나와로 떠나기 전 재열과 해수는 재열의 어머니 집에 들렀는데, 재열을 어머니를 꽃이라 비유했다. 그리고 해수는 재열 어머니 집의 테이블 위에서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을 발견한다.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재열의 어머니는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라는 시 구절을 특히 좋아한다 말하며 그녀의 삶 역시 재열의 꽃이 되기까지 많은 시련이 있었음을 알게 해준다. 그녀의 아들 재범(장익준)은 의붓아버지의 가정폭력 밑에서 갖은 사고를 치고 소년원에 들어가서 뛰쳐나오길 여러차례. 그러면서 엄마의 생신 때 석유 곤로에 필요한 석유를 생신선물로 사다주는 기특한 아들녀석이었다. 그런 아들을 도와주지 못하고 의붓아버지의 살인죄 혐의로 교도소에 들어가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 후회가 그녀의 마음 속에 있다.
재혼했던 남편에 대한 두려움과 재범에 대한 걱정이 아들 재열의 잠버릇처럼 그녀를 창문가에서 자는 잠버릇을 만들어 놓았다.
해수와 아버지와 오키나와 섬
해수와 재열이 행복하게 오키나와 여행을 하고 있는 사이에, 동민(성동일)과 영진(진영)은 아직 남아 있는 서로에 대한 미련과 그리움 때문에 떠나지 못하고 갈등 중이다. 재열은 소녀(이성경)에 대한 애착때문에 고민하는 수광(이광수)에게 "너 자신을 위해서" 양다리 중인 소녀를 버리라고 충고를 하는데, 이러한 상황은 동민과 영진 사이에서도 보여준다. 이미 재혼하여 아이까지 낳은 동민과 전문의로서 자신의 위치를 잡은 영진은 서로를 그냥 '버리면'되지만 쉽사리 되지 않는다. 지난 7회에서 해수 역시 "꾹 참아야지"하며 영진에게 조언하지만 정신과 전문의인 두 사람에겐 스스로 병을 치유하지 못하는 몹쓸병에 걸린 듯 하다.
영진은 끊임없이 '둘 만의' 공간과 시간을 갖자고 동민에게 애원하지만, 한번 갈라진 상태에서 영진과의 칡넝쿨처럼 얽히는 끔찍한 상황을 동민은 피한다. 영진 역시 한심하게 지금까지 인생 최고의 '하질'이자 최악의 남자인 동민에게 매달리는 자신이 밉기만 하다.
얄궂게도 이러한 상황은 수광과 소녀에게도 나타나는데, 이미 애인을 사귀고 있는 소녀에게 미련이 남은 수광은 재열의 조언대로 마음을 정리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호구'로서 소녀의 집도 청소해주고 옷 선물까지 해주며 혹시라도 소녀가 조금이라도 마음이 동할까 기대하지만 소녀의 남자친구가 수광의'뚜렛 증후군'에 대해 비아냥거리는 소리를 듣고 "완전히 정 떨어지게 해줘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소녀를 뜻한다. 하지만 소녀의 표정이 그전과 다른 사뭇 진지한 표정이었다. 물론 금방 남자친구와 헬레레 했지만서도.
미련 미련 미련 때문에
한쪽에선 서로에 대한 미련때문에 고생을 겪고있는 사이 오키나와에서는 재열과 해수는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 알콩달콩 싸우기도 한다. 이번 여행은 재열이 해수를 여성으로서 지켜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온 것이라 숙소 문제부터 남자에게 의존적이지 않으려는 의지까지 더해지며 해수에 대한 재열의 스트레스는 더해갔다. 이제는 편하게 키스까지 주고받는 사이인 그들이 결국 부딪히는 문제는 '잠자리'였다. 본능과 상처 사이에서 일반 연인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문제인 잠자리 문제에 대해 갑론을박 토론의 장을 열지만, 이때 만큼은 재열의 날카로운 논리가 해수의 상처를 이길 수 없다.
여행 도중 재열은 강우(디오)에게서 전화를 받는데 정신분열 상태에 빠진 재열은 해수가 듣지 못한 휴대전화 벨소리까지 챙기지 못한다. 해수는 정신과 의사로서 강우의 실체를 깨달은 것일까? 전화 후 재열에게 은근슬쩍 강우의 정체에 대해 묻기 시작한다. 의붓아버지에게서의 폭력, 의붓아버지와 큰 형 사이에서 살인 사건 등은 재열에게 정신분열이라는 큰 상처를 주기에 충분한 원인제공자다.
재열에게서 강우의 현재 상황이 자신의 아버지가 겪었던 루게릭병 초기 상태와 같음을 말하며 이 장면을 보는 시청자에게 실제 이 병을 겪고 있는 재열이 루게릭 병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재열의 또다른 재열인 강우는 재열의 상상 속에서 겉으로는 괜찮은 척 하면서 삶을 포기한 모습으로 비춰지는데, 재열에게 이러한 모습이 실제로 발현될 것인가. 더군다나 재열은 글을 못쓰면 자신은 이미 죽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루게릭 병의 진행으로 인한 고통이 재열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가져다 예상케 한다.
그렇지만 오키나와 섬의 해변은 해수와 재열이 달빛 아래 서로의 몸의 대화를 나누며 상처를 보듬어주는 장소를 제공했다.
드라마는 이제 중반부를 넘어선 듯하다. 이제 본격적으로 재열의 진짜 과거와 해수가 진정으로 엄마를 이해하는 과정이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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