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스텔라 4DX 리뷰] 인듀어런스 호를 타야 하는 이유
* 이글에는 무시무시한 스포일러가 잔뜩 깔려 있습니다. 영화를 아직 보지 못하신 분은 살포시 뒤로 가시기 바라겠습니다.
처음 인터스텔라의 인기몰이는 그저 찻잔 속 태풍이러니 했다.
그래봤자 SF영화일 뿐이고 주인공이 멋지게 외계인과 싸워서 이기는 내용이 아니겠냐고.
하지만 날이 갈수록 영화 <인터스텔라>의 열풍은 식을 줄 몰랐고 인터넷 곳곳은 물론 아는 지인들마저 이 영화에 대해 이야기 시작했다.
영화는 입소문이라는 진리 앞에 영화관을 잘 찾지 않는 나를 극장으로 인도한 영화, <인터스텔라 Intersteller>를 예매하고 말았다.
영화를 예매하기 전 일반 상영 이상의 영화관을 찾으라는 사람들의 조언에 아이맥스와 4DX를 고민하던 차에 왠지 우주라는 공간을 좀더 실감나게 표현할 수 있는 4DX가 좋다고 생각했다.
4DX는 4D Experience라는 뜻으로 말그대로 영화상에 실제 움직임이나 바람, 후각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든 첨단 영화관이다.
지난해 영화 <그래비티>를 영화관에서 보지 못한 나로써는 이번에는 기필코 내 시각적 감각만이 아닌 모든 5감을 느낄 수 있도록 4DX를 선택하였다.
장소는 서울 마포구의 상암CGV였다. 평일 오전 조조. 일반 상영관보다는 부담스러운 가격 탓에 조조를 선택했으며 9시15분이란 시간은 그리 이른 시간도 아니였기에 편안히 집에서 나와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다.
영화표를 발권하고 4DX 전용관으로 가던 발걸음은 너무 긴장되어 구름 위를 걷는 듯 했다.
그리고 아직 아무도 찾지 않은 상영관에 내가 먼저 첫 발을 디뎠다.
1. 미래의 지구
영화는 병충해로 해가 갈수록 경작할 수 있는 농작물 품종이 줄고 황사가 빈번한 삭막한 지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점점 감소하는 식량으로 인해 전 국민이 농민(farmer)가 되어가는 세상에서 과학을 비롯한 지식계급의 가치는 하락한지 오래다.
'한때' NASA의 우주비행사였던 쿠퍼(매튜 맥커너히) 역시 장인어른, 아들, 그리고 금쪽같은 딸 머피와 옥수수를 경작하며 살아간다.
뉴욕 양키스 명문 야구팀이 동네 조기 야구팀 수준으로 떨어지고, 그나마도 경기 중에 몰려오는 황사경보에 경기를 중단하는 상황도 빚어진다.
이런 암울한 상황에서도 주인공 쿠퍼는 이미 통제를 잃은 무인정찰기(드론)을 따라잡기 위해 옥수수밭을 꿰뚫고 지나가는 그의 모습은 아직 우주비행사로서서 우주를 '개척'하는 본능이 살아있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에게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가장 소중한 딸인 머피가 있다. 일어날 일은 반드시 일어난다는 '머피의 법칙'의 그 머피인 이 딸은 자신의 이름이 뜻하는 복선이 어떻게 작용될지 어렴풋하게 의식할 수 있었을까.
그러던 중 머피는 자신의 방에서 이상한 현상을 맞딱드린다. 뉴턴이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발견한 지구의 중력이다. 하지만 불특정 물체에 집중되는 이 현상이 왜 머피의 방에서만 벌어지는 것일까? 선택적 중력현상은 아버지인 쿠퍼 역시 관심을 끌게 만든다.
어린애답지 않은 직감으로 머피는 그것이 모스부호임을 알게되고 그 모스부호가 뜻하는 좌표를 구성해 '무언가'가 이끄는 그 장소로 이동한다.
쿠퍼와 머피가 도착한 곳은 우주항공국 NASA. 과거 굶주리는 사람들에 폭격하라는 명령을 무시해 예산지원을 중지당한 후, 아무도 모르는 은밀한 장소로 옮겨왔던 것이다. 그들이 현재 추진하는 일은 인류를 구원할 '플랜A'와 '플랜B'.
(이제부터는 영화내용과 제가 기억하는게 다르거나 이해하지 못해 어긋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양해바랍니다.)
오래전 토성 근처에서 이상한 중력현상이 감지 된다. 그건 마치 누군가가 지구에게 보내는 도움의 메시지라고 NASA는 판단한다. 그리하여 13명의 우주비행사를 보내 점점 망가져가는 지구를 버리고 새로운 터전으로 옮아가기 위해 적당한 행성을 찾으려 파견한 것.
그러던 중 3명의 우주비행사로부터의 신호를 받는다. 신호를 보낸다는 것은 그곳이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하다는 뜻. 하지만 나머지 10명의 우주비행사로부터 신호가 없다는 뜻은 그곳에서 자신의 마지막을 준비한다는 것이다.
NASA의 실질적인 수장인 브랜드 박사는 쿠퍼에게 인류를 구원할 우주비행사를 제안한다. 그들이 생각하는 플랜A는 적절한 행성을 찾아 인류 모두를 이주시키는 것. 하지만 그것이 실패할 시에는 미리 가져가는 난자들을 수정시켜 빠르게 인구를 증가시키며 새로운 인류의 역사를 쓰는 것이다.
쿠퍼에게 자신이 가장 끔찍하게 여기는 딸 머피를 지구에 두고 떠나는 것은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쿠퍼는 결국 딸을 살리는 길인 우주탐사를 결정한다. 머피는 '그들'이 보내온 신호인 'STAY'를 외치며 아빠인 쿠퍼를 설득하지만 성공하지 못한다. 과연 '일어날 일'은 반드시 일어난 것일까?
지구의 궤도에서 벗어난 쿠퍼는 미리 대기해있던 '인듀어런스 호'와 도킹한다.Endurance의 단어 뜻은 '참을성'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또다른 의미로는 1920년대 남극점을 탐험하고자 했던 어니스트 섀클턴이 탔던 배 이름이 '인듀어런스 호'인 점을 감안하면 과학이 탐구하고자 하는 근본에 대한 의미가 이 인듀어런스 호에 내포되어 있지 않나 생각된다.
토성까지 가는데도 2년. 인듀어런스 호는 우주 내 무중력 상태에서 인공 중력을 만들기 위해 회전을 하여 원심력을 통해 중력을 유지하면서 머나먼 '항해'를 시작한다.
그리하여 2년 후 토성에 도착하고 100억 광년에 떨어진 장소로 가기위한 방법으로 웜홀을 이용한다.영화 상에서 100억 광년 떨어진 곳으로 가기위해서 종이를 접어서 빨리 도착하는 원리를 보여주는 그 장면!! 바로 웜홀로 빨려들어가는 것이다.
웜홀 속으로 슉 빨려들어가던 중 브랜드 박사의 손녀딸인 아멜리아가 우주선 창문쪽으로 시공을 초월한 '조우'를 느낀다. 무엇이었을까.
우선 가장 신호가 강력한 밀러 행성으로 가기로 한다. 하지만 문제점은 아인슈타인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빛의 속도로 이동할 때 그리고 중력이 큰 곳에서는 지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시간이 느리게 간다고 하는데, 밀러 행성은 초대형 블랙홀인 '가르강튀아'의 주위를 도는 행성이기 때문에 엄청난 중력을 가져서 지구보다 시간이 엄청 느리게 간다는 것이다. 영화 상에선 밀러 행성이 1시간이 지구의 7년이라고 한다. 즉 신속하게 신호기를 접수하고 와야되는 상황.
하지만 엄청난 위력의 파도를 만나 시간이 지체되면서 무려 지구 시간으로 23년 4개월 8일이라는 시간을 허비하고 만다. 이미 지구는 악화될 때로 악화되었을 것이다. 인듀어런스 호로 복귀하니 로밀리는 이미 나이가 꽤 들었다. 2달로 예상했던 시간이 23시간으로 늘어난 탓이다.
하지만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 남은 것은 만 박사와 에드먼즈가 있는 행성 중 어느 곳을 가느냐다. 왜냐하면 상대성이론으로 따른 시간과 이미 많이 허비해버린 연료와 식량 때문이다.
아멜리아는 자신이 사랑하는 에드먼즈가 있는 행성으로 가길 원하지만 쿠퍼는 신호가 더욱 명확한 만 박사가 있는 행성으로 가기로 한다. 객관성을 더욱 중요시하자는 이유로.
23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지구에서는 많은 일이 있었다. 쿠퍼의 아들은 훌륭한(?) 농민이 되어 가정을 꾸리며 살고 있었으며, 딸인 머피는 브랜드 박사를 따라 NASA 연구원이 되었다.
만 박사가 있는 행성은 구름마저 얼어버린 동토의 땅이었다. 암모니아로 가득한 행성. 그곳에서 시간을 알 수 없게 오랫동안 동면에 빠진 만 박사가 쿠퍼 일행에 의해 깨어난다. 인간적인 반가움을 뒤로 한채 이 행성의 분석 결과를 설명한다. 어떤 반응만 일으킨다면 충분히 생명체가 살 수 있는 대기를 만들 수 있다며 더 아래 층에 그러한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쿠퍼와 만 박사는 아래 공간을 탐사하러 떠나고 나머지 인원도 각자 할 일을 한다.
하지만 만 박사가 알아냈다던 모든 데이터는 만 박사가 조작해냈던 것이다. 사실 지구에 있는 브랜드 박사에게 플랜A란 처음부터 없었다. 그저 아멜리아가 난자를 싣고 날아가서 플랜B를 실행시키도록 하는 것. 지구에 있는 인류는 어쩔수 없이 희생을 당하게 하는 것. 그것을 처음부터 염두하고 있었다. 따라서 브랜드 박사가 죽기 전에 머피에게 모든 진실을 고백하며 일부러 중력방정식을 구하지 못한 이유를 알려준다.
만 박사는 이러한 진실을 알고 또한 이 행성이 인류가 살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살기 위해 거짓 신호를 보냈던 것이다. 그리고는 인공지능 로봇에 자폭장치를 설정하여 로밀리를 암살하고 쿠퍼를 급습하여 암모니아에 질식시켜 죽이려했다. 그러면서
자네가 죽음을 앞두면 뭘 보게 될 것 같은가? 바로 자식들의 얼굴이야. 죽음을 맞는 순간에도 더 악착같이 살려고 하겠지. 자식들을 위해서...
라는 말을 남기며 과학자로서 시험에 빠졌던 자신의 생존을 위해 인듀어런스 호 탈취작전을 시작한다.
한편 아멜리아는 쿠퍼의 도움요청 무전을 받고 달려가 쿠퍼를 구한다. 쿠퍼는 이미 도킹을 통제시킨 인듀어런스 호에 강제 탑승하려는 만 박사를 자제하려 하지만 결국 만 박사는 사고로 우주미아가 된다. 충돌사고로 인해 추락하는 인듀어런스 호를 가까스로 구한 쿠퍼와 아멜리아는 최후에 결단을 내린다. 바로 마지막 희망인 에드먼즈가 있는 행성으로 가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우주선을 최대한 가볍게 최대한 빠르게 하여 가야한다. 왜냐하면 빨려들어가는 힘이 센 가르강튀아 블랙홀의 중력을 이용하여 이를 추력 삼아 마지막 행성으로 가기 위함이다. 하지만 문제는 블랙홀의 수평선을 지나면서 쿠퍼의 나이는 벌써 123세가 되었다.
쿠퍼는 인듀어런스 호의 추진력을 제공했던 우주선을 하나씩 버림으로써 추진력을 얻고 심지어 자신 역시 아멜리아가 더 빨리 가도록 하기위해 이탈을 선택한다. 뉴턴의 3번째 원칙인 작용 반작용 원칙에 따라.
그리고 인공지능 로봇 케이스와 쿠퍼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간다.
하지만 블랙홀이 내부가 심상치 않다. 과학적 이론에 따르면 분자 하나하나까지 분해되어 없어지는 이곳에 자신의 딸인 머피의 방이 보인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머피와 대화할 수 없다.
'그들'이 만들어놓은 5차원 구조 속에서는 3차원 존재와 직접 소통할 수는 없지만, 중력을 이용하여 3차원 존재와 소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이 5차원 세계.
자신에 딸인 머피에게 STAY라고 말한 존재는 바로 자신이었던 것이다. 결국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 쿠퍼는 자신의 딸인 머피를 떠난다. 그렇다면 자신의 딸을 살리는 것 역시 자신이 해야한다. 마침 블랙홀에 특이점에서 모든 구조를 분석한 타스가 중력방정식을 모스부호로 변환해 쿠퍼에게 알려준다. 쿠퍼는 이를 자신이 남긴 손목시계에 저장해 딸이 그 정보를 해석할 수 있도록 한다.
머피는 그 중력방정식을 해석하고 '유레카'를 외친다.
쿠퍼는 잠에서 깨어난다. 바로 123살이지만 몸은 '현재'인 쿠퍼는 자신이 딸의 이름을 딴 '쿠퍼 정거장'에 있다. 머피는 중력방정식을 이용하여 지구의 모든 사람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는데 성공한 것이다.유레카를 외쳤던 젊은 머피는 이제는 임종을 바라보는 나이로 우주에서 발견된 쿠퍼를 보고자 토성의 쿠퍼 정거장에 이른다. 쿠퍼는 자신보다 훨씬 늙은 딸의 임종을 바라보고, 그 늙은 딸 머피는 마지막으로 쿠퍼에게 어딘가 있을 아멜리아를 찾아가라고 일러준다.
한편 아멜리아는 인류가 살 수 있는 행성에 이르지만 이미 목숨을 잃은 에드먼즈를 위해 무덤을 만들고 추모한다. 아멜리아는 플랜B를 실행하기 위해 인공배아수정에 돌입하며 새로운 생명의 희망을 가슴에 품고 있다.
아멜리아를 찾기 위하여 떠나는 쿠퍼, 플랜B를 시작한 아멜리아. 이들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