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14회] "계약직 장그래, 욕심내지마!"
"욕심내지마"
"욕심도 허락받아야 합니까? 정규직 계약직 신분이 문제가 아닙니다. 저는 그냥 일이 하고 싶은 겁니다. 차장님 과장님 대리님 우리 같이 계속...."
치사하게도 회사는 정규직과 계약직을 구별하여 정규직에게는 스팸햄 세트를, 계약직에게는 식용유 세트를 설 선물로 줬다.
2년 계약직인 장그래(임시완)는 연봉협상도 할 수 없고, 탕비실에서 직원들의 수근거리는 뒷담화를 들으며 자신이 언제가는 이 회사를 떠나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요르단 중고차 수출 프로젝트로 사장에게 들은 칭찬이 회사 내에 퍼져 다른 부서에서 인력충원으로 데려가고 싶을 정도로 인기가 높아졌지만 계약직은 계약직이었다.
그렇게 씩씩하던 장그래도 언젠가 다가올 퇴사에 어깨가 축 쳐지는 것은 당연했다. 그냥 함께 일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절박한가는 이 땅에 수백만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너무나 잘 알 것이다.
요즘 뉴스에 나오는 현대차 비정규직 판결, 씨앤앰 비정규직 파업 등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미명 아래 노동의 유연화와 비용축소를 위해 자행돼 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폭력은 상상 그 이상이다.
이런 장그래를 바라보는 오차장(이성민)은 과거 함께 일했던 이은지가 생각나는 것은 당연했다. 과거 게르마늄 정제소를 세울 때 위험이 많이 발생함에도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다 결국 일이 터졌다. 당시 한 팀에서 일하던 최 전무(이경영)와 오 차장이 지금과 같은 불편한 사이가 된 것은 그때부터였다. 뒷돈을 챙겼던 최 전무는 잘못을 책임지지 않으려 했고 계약직이었던 이은지가 뒤집어쓰고 자살을 했다. 자신의 부사수였던 이은지의 자살이 오차장에게는 지금까지 원죄로 남아있던 것이다.
열심히만 하면 정직원이 되는 줄 알았던 이은지에게 오상식은 대책없는 희망과 무책임한 위로를 했고, 이은지가 했던 똑같은 질문을 하는 장그래에게는 잔인하게도 욕심부리지 말라며 현실을 깨우쳐주고 있다.
이미 최전무는 자신의 머릿 속에서 불편한 기억들을 삭제했고 오 차장은 어제 일처럼 선명하게 자신을 옥죄는 이은지 생각에 그녀에게 차마 못했던 진실을 장그래에게 울부짖 듯 욕심부리지 말라며 토해내고 있다.
"그래도 안돼!!"
그렇게 때문에 선 차장(신은정)이 오 차장에게 "그래도 이 땅에는 대책없는 희망이라도 절실한 사람이 있다"는 말에도 차갑게 잘라 말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