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도둑들 특집] 죄수의 딜레마에 빠진 무도 멤버와 <무한도전>
다시 시작되는 <무한도전> 두뇌싸움
언젠가부터 <무한도전>은 대형 프로젝트 이외에 에피소드에서 <추격자 특집>과 <두뇌싸움>이라는 두 분류로 나눠지게 되었다.
저번주 <무도: 폭염의 시대>로 추격자 특집을 하였다면 이번주는 죄수의 딜레마라는 주제로 <도둑들> 특집을 진행하였다. 내용은 간단하게 멤버들에게 새로 문을 연 상암 MBC에 침투하여 예능본부장실 컴퓨터에 있는 기밀문서를 탈취해 오는 미션을 주어졌다. 과정은 첩보영화에서 보는 것과 다르게 다소 엉성하게 진행되었지만, 멤버들은 결국 기밀문서를 탈취하여 옥상에 이른다. 하지만 숨어있던 경찰특공대에 의해 발각이 되고, 기밀문서 도난죄로 잡히게 된다.
이윽고 가운데 공간을 중심으로 육각형 방향으로 뻗어있는 각방에 멤버들은 갇혔다. 멤버들은 실제 강력계 형사인 모종준 특수수사관에게 취조를 받게 되는데, 이 수사관은 각 멤버들에게 밀당을 하며 전체 범죄 윤곽을 잡아가기 시작한다. 물론 멤버들 역시 취조를 받으며 수사관과의 치열한 두뇌싸움을 하지만, 결국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죄를 누설하게 되고, 주범을 고백한다.
수사관에게 취조를 받는 과정에서 멤버들의 실체가 드러나는데, 특히 박명수와 노홍철은 한치의 고민도 없이 다른 멤버에게 죄를 뒤짚어 씌우고 자신은 결백을 주장한다. 한편 정준하는 책상 위에 요구르트에만 정신이 팔려 정형돈과 박명수의 이름을 말하게 되고, 정형돈은 주범인 유재석을, 그리고 하하와 재석은 나름 '으리'를 지키며 멤버들의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죄수의 딜레마>
<죄수의 딜레마>라는 주제를 가지고 시작한 이번 특집은 이렇게 초반부터 다른 범죄자와의 격리된 상태에서 각 범죄자들이 보이는 가장 솔직하고 숨김없는 인간들의 심리를 보여주고 있다.
취조를 마친 후, 각 멤버들은 독방에 갇히게 되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목소리에 각 방에 있는 미니칠판에 무엇인가 적을 것을 종용받는다.
먼저 첫번째로 멤버들은 기밀문서 탈취사건의 주범을 적으라고 지시를 받는다. 만약 여섯명의 멤버가 아무 이름도 적지 않는다면 5대의 곤장을 맞을 것이고, 한 명이 지목되었을 때 이를 적은 사람은 곤장을 맞지 않고 나머지는 20대를 맞을 것이며, 모든 멤버가 주범을 지목하면 모두 10대의 곤장을 맞을 것이다.
유재석을 비롯한 일부 멤버는 '으리'를 지키자며 호소했지만, 박명수 노홍철 정준하는 결국 정형돈을 적어 유재석 하하 정형돈의 곤장이 20대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독방의 공간도 좁아지는 벌칙을 받았다.
다음 주제는 <우정의 짝대기>로 90년대 화제의 프로그램이었던 <사랑의 스튜디오>를 연상케 하는 우정의 작대기를 통해 커플이 탄생하면 벌칙을 면하고 커플이 성사되지 못하면 벌칙을 받는 방식이었다. 단 세 쌍 모두 완성되면 모든 멤버가 벌칙을 받는 악마의 게임이기도 했다. 게임 전 치열한 토론 과정에서 미리 눈을 맞춘 박명수와 노홍철이 짝을 이뤘고, 으리의 하하 정형돈이 짝을 이뤘다. 이번에도 홀로 버림받은 유재석과 미미 시스터즈로 배신 당한 정준하가 벌칙을 당했다.
이 게임이 끝난 후 악이 오를 때로 오른 유재석은 "닥쳐", "이 특집 끝난 후 <무한도전> 멤버 다시 짠다" 등 거친 말을 서슴없이 하여 속설에 떠도는 유재석의 본성을 보여줬다.
다음 게임은 멤버들에게 난감한 주제로 토론을 하게 했는데, 주제는 "결혼은 미친 짓이다", "다시 태어난다면 하하 혹은 노홍철로 태어나겠다"였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 라는 주제 멤버들은 서로의 과거사를 들먹거리며 가식과 본성이 오가는 속에 열띤 토론을 했으며, "하하 or 노홍철" 주제에서는 더욱 더 서로의 치부와 인격모독을 해가는 과정 속에 눈을 감고 거수투표를 하며 토론을 끝맺었다.
이 게임은 독방 속에 들어간 멤버들이 다시 "하하 or 노홍철"이란 주제로 투표를 하여 적은 인원을 뽑은 쪽이 이기는 "소수결"을 통해 이기는 방식이었다.
나이가 들어 안 돌아가는 두뇌를 풀가동하여 한명 한명 하하와 노홍철을 선택한 끝에 모두 벌칙을 받는 3:3 동수가 되었다. 오직 소수결이 발생해야 이기고 만장일치가 발생해도 벌칙을 받는 상황에서 극적인 동수가 발생하여 결국 멤버들은 독방이 좁아지는 벌칙을 받았는데, 누구보다도 최악은 유재석이었다. 무려 처음 270cm의 폭에서 90cm의 폭까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노홍철의 생존전략 그리고 유재석의 반격?
이번 <무한도전>의 도둑들 특집은 <죄수의 딜레마>라는 주제를 통해 독방 속에서 이뤄지는 <무한도전> 멤버들의 본성을 다뤘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흥미를 돋우기 충분했다. 무엇보다 노홍철과 박명수의 변치 않는 사기꾼 기질과 빠른 두뇌 회전력은 언제 봐도 큰 웃음을 유발시킬 수 있는 포인트였다. 뿐만 아니라 서로의 속마음이 비밀로 유지된 채가 아닌 팬옵티콘을 연상시키는 원형 감옥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으리>와 <배신>을 넘나들며 서로를 속고 속이는 과정은 급기야 유재석을 '빡'치게 하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번 에피소드에서 유느님은 진짜 '빡'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되풀이 되는 사기 원톱 노홍철과 서래마을 살쾡이 박명수의 잔머리 스쿼드는 이전부터 봐오던 뻔한 패턴이라는 비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언제나 런닝맨 하지만 당하기만 하는 유재석, 나름 머리를 쓴다고 하지만 이용만 당하는 바보 정형돈 정준하, 그리고 그냥 앉아서 당하는 꼬마 하하의 포지션 관계는 아직 다음주 에피소드가 남아있는 상황이지만, 왠지 뻔한 결과가 예상되는 모습이다.
게임이론에서 나오는 <죄수의 딜레마>는 죄수들이 최고의 결과를 도출하려고 하지만 결국 자신들의 이기심과 차단된 정보 때문에 스스로 최악의 결과를 도출한다는 이론이다. <죄수의 딜레마>는 먼저 '부는 놈'이 형을 최대한 적게 받고 '입 다무는 놈'이 형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인식시켜 범죄의 재구성을 완성시키고자 하는 고도의 수사기법인 것이다. 그런 면에서 <무한도전> 도둑들 특집에서는 이러한 죄수의 딜레마를 충실하게 잘 따르고 있다. 다소 냉혹하게 보이지만 노홍철과 박명수의 영악한 플레이는 결국 자신에게는 도움이 된다. 반면 리더라는 책임감과 으리로 무장한 유재석과 하하는 점점 좁아지는 독방 속에서 갇혀 있는 신세다.
이대로 가면 다음주는 최후에 남는 1인이 대충 예상이 가지만, '엄청난 반전'이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싶다)고 있다.
과연 김태호 피디는 단순하게 멤버들을 이간질 시키고 불신감을 조장하여 웃음만을 얻고자 하였는가? 시국이 하수상하니 별게 다 연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