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의 파파이스 번외편3] 유민 아빠와 김어준의 존재 이유
유민이 아빠의 단식 중단와 폭식 조롱
유민 아빠 김영오 씨가 드디어 단식을 중단했다. 정말로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김영오 씨가 46일 동안 단식을 이어온 데에는 오직 하나의 이유가 있었다. 진상규명.
지난 4월 16일 제주도를 향해 가던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 침몰한 후 넉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살아있는 우리들은 물 밑에서 죽어간 어린 학생들을 위해 무엇을 하였나?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다. 더군다나 300명이 넘는 인명이 영문도 모른채 죽어가고 이러한 초대형 사고의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은 이러한 상황을 외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고의 진상규명을 해달라며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가족들에게 온갖 야유와 비아냥을 퍼부으며 그들의 순수한 뜻을 훼손하고 있다.
김어준의 지적대로 자신을 모두 내던지며 뜻을 전달하기 위해 하는 단식농성은 과거에는 통했지만 지금에 와서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된 것처럼 보여왔다. 실제로 김영삼 전 대통령이 군사정권을 상대로 펼친 단식이나 형무소에 갇힌 민주인사들이 했던 단식은 민주주의를 향한 뜨겁고 숭고한 뜻이 내재된 행동이었다면 현재에 와서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의 특검법 거부로 인한 단식 같은 경우 전형적인 당파 정치의 함의였다.
그러나 46일간 단식농성을 한 김영오 씨는 한 아이의 아비로서 가장 기본적인 천륜에 대한 행동인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딸이 차가운 바닷 속에서 두려움에 떨다 며칠 뒤 손가락이 모두 멍든 채 차가운 시신으로 물 위로 떠오른다면 과연 어떤 부모가 그러려니 하겠는가? 거기에 이들의 죽음에 최종 책임이 있는 정부가 나몰라라 하고 있다면 이미 사는 것이 사는 것이 아닐 것이다.
단식은 그 자체로 곡기를 끊으며 죽음으로 가는 스스로의 결정이다. 46일이라는 시간을 물과 소금만으로 버텨가며 김영오 씨가 이루고자 했던 것을 이제는 많이 사람들이 광화문광장에 모여 합동 단식 농성을 하며 그 뜻이 이어지고 있다. 자신의 생명까지 내던져 가며 많은 사람들이 죽어간 이들을 위해 같이 싸고 있는 것이다.
숨어있는 대통령
그저 높은 분께서 "알겠다" 한 마디만 해줘도 그 분을 따르는 사람들이 움직일텐데, 지금 상황은 묵묵부답이다.
김어준과 송채경화는 지금 광화문 광장 단식 농성장 근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보수단체들의 폭식 시위를 비롯한 비인간적인 행동에 강한 비판을 하며 짐승이란 표현도 서슴치 않았다. 특히 타진요를 본 딴 김진요(김영오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라는 유령단체의 사람들이 펼치는 치킨 폭식 시위는 저들이 사람일까 싶은 심정이 들게 한다.
또한 요즘 들어 인터넷에 퍼졌던 김영오 씨의 이혼 경력의 가정사, 국궁 수강 논란, 그리고 금속노조 가입 등 이러한 개인 정보는 분명 관의 힘이 없으면 얻을 수 없는 정보라며 김어준은 저들의 행동에 또다시 분노했다.
하지만 결국 이런 김영오 씨에 대한 비난과 억측은 김영오 씨가 공개한 유민이와의 카톡에서 모든 오해가 풀렸다. 따로 떨어져 살지만 딸에 대한 사랑이 묻어나는 카톡 내용은 많은 사람들에게 안타까움을 느끼게 했는데 특히 마지막에 "구조 된거야?" 이후 답장이 없는 부분은 정말이지 많은 이들을 슬프게 했다.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은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4.16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오케이를 해야한다. 하지만 그는 끝끝내 '허락'하지 않을 것이고 거대한 민심의 분노를 느끼게 될 것이다. 왜 그는 진실을 추구하자는 진상규명 요구에 고개를 내젓는가? 안타깝고 비극적인 현실이다.
현재 문재인 의원과 같이 단식을 했던 정청래 의원은 이날 녹화 방송에 나와 현재 신체적 힘듦에 대해 토로했고, 특히 문재인 의원에 비해 시선을 덜 받고 있음을 짜증내며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추가 녹음된 부분에서 정청래 의원은 김영오 씨와 문재인 의원의 단식 중단에서 자신은 '당분간' 단식을 더 하겠노라고 입장을 밝혔다.
지금도 어버이연합을 비롯한 보수단체들은 광화문 광장을 찾아 "굶어 죽어라"라는 식의 막말을 하며 단식 농성장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남들보다 사회적 연륜과 경험이 쌓인 이들이 이러한 행동이 얼마나 자신의 가치를 깎아 내리고 있는지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김어준의 고별방송? 아니 김어준의 힐링방송!
<김어준의 파파이스> 이날은 그동안 김어준 총수가 낸 퀴즈 정답자들이 모여 오직 자신들만을 위한 모임을 가졌다. 그러면서 김 총수는 9월 1일부터 박지만 씨 명예훼손에 대한 공판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항상 자신만만 했던 김어준 총수의 표정이 이번 만큼은 진지했다. 어떤 불길한 상황 전개에 대해 정보를 얻은 것일까? 정말 김어준 총수는 주진우 기자와 감옥에 갈 것인가? 진실을 밝혀내려는 언론인이 탄압받는 대한민국 현실에서 희망은 없어 보인다.
더불어 김어준 총수는 두바이 건과 관련하여 사건이 너무 방대하고 관련인들의 비협조적 태도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나마 김어준 총수의 희망 끈이 희미해지는 느낌이다.
유민 아빠 김영오 씨와 김어준 총수의 모습은 절대 권력에 둘러싸인 민주주의다. 이들이 무너진다면 우리 역시 무너지는 꼴이 되는 것이다. 이들에게 끊임없는 관심과 격려가 우리 스스로를 지키는 격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