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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정치

[위기의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 시련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모습 보이길

 문재인 이대로 무너지나


문재인 대표가 사면초가에 빠졌습니다. 어제 1일 노동절이란 이유로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까지 취소했습니다. 당 안팎에서 들려오는 '선거책임론'에 많은 부담을 느꼈을 것입니다. 물론 옹졸한 마음으로 소나기를 피하고자 하는 마음은 아니겠지요. 다만 어느정도 예상한 선거 패배와 당내 갈등이 예상 외로 크게 다가와 문재인 대표나 새정치연합이 혼란을 수습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문 대표는 지난 2월 당 대표에 당선되고 '이기는 정당, 이기는 혁신'이란 구호로 당 대표를 시작했습니다. 더불어 '유능한 경제정당'이라는 구호와 함께 박근혜 정부와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4.29 재보선에서 패배하고 지난 두 달여간 문 대표가 보여준 모습에서 경제정당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4.29 재보선 참패 후 입장표명[바로보기]에서 문 대표는 "박근혜 정권의 경제실패인사실패부정부패에 대한 국민의 분노하는 민심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해 참으로 송구스럽습니다."라고 말했는데 과연 '경제실패'에 대응하여 새정치연합에선 무슨 대안을 내놓았는지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그저 반대만을 위한 반대, 선거구호였나요?


오히려 이번 재보선에서야말로 제대로 된 경제공약을 내걸고, 4개 선거구에서 경제 전문가를 공천하여 이러한 경제정당으로의 의지를 보였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저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휩쓸려 '정권심판론'을 내놓더니 막판엔 성완종 특별사면이라는 물타기에 휩쓸려 떠내려갔습니다.


1. 공천문제


무엇보다 이번 재보선에서 문 대표는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는데, 첫번째는 바로 위에서도 언급한 공천문제입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듯이 4개 선거구에 불과하지만 그 4명의 후보를 자신의 당대표 구호에 맞게 경쟁력있고, 경제를 잘 살필줄 아는 후보로 공천이 되었어야 했는데, 그저 원칙에 입각한 공정한 후보, 친노계열 후보라는 한계에 직면했습니다.


지난 2012년 총선 전 통합진보당 후보선출 경선 부정선거와 같은 해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와의 후보단일화 협상 당시 갈등, 그리고 자신의 당대표 선출 당시 불거진 경선룰 문제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일까요? 이번 재보선 후보 선출 경선 과정에서 아무런 잡음없이 진행하려고 한 모습이 역력합니다. 하지만 원칙을 앞세우다보니 국민이 원하는 모습과 색깔을 찾기 어려운 후보들이 나온 것 같습니다. 더욱이 관악 을에서 후보 경선에서 낙마한 김희철 예비후보가 정태호 후보를 친노라서 지지할 수 없다며 당내 교통정리가 안 된 모습이 나와 안타깝기만 합니다.


2. 야권분열


두 번째는 야권분열입니다. 새정치연합의 당내 중진이었던 정동영 전 의장과 천정배 전 의원이 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하였는데, 탈당하기 전까지 충분히 두 사람을 설득하고 끌어안을 여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내보냈습니다. 그리고 배신자라며 공격했습니다. 물론 정동영 천정배, 이 두사람 역시 야권분열을 초래했다는 이유로 비판받아야 마땅합니다만, 당 대표로서 왜 이들을 매몰차게 내보내야 했는지 의문이 듭니다. 사전에 천정배 전 의원을 당 사무총장에 앉혀야 된다는 말이 나왔던 만큼, 호남민심까지 다독일 수 있었던 찬스를 문 대표는 스스로 발로 찼습니다.


더욱이 문재인 대표는 통합진보당의 해산과 의원직 박탈에 대해 부당성은 인정하면서도 그 지역구에 재출마한 옛 통합진보당 후보들을 비판하고 야권연대는 절대불가라는 양면성을 보였습니다. 옛 통합진보당 후보와의 단일화는 그렇다쳐도 정의당과의 연대모습은 보일 수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야권은 결코 서로서로 분리되서는 이길 수가 없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종필(JP)을 끌어안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몽준 후보를 끌어안았습니다. 문재인 대표 자신도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하여 그정도라도 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과거 야권 단일화로 인한 깊은 상처는 이해하지만 상처 위에 새살이 돋듯 아픔을 이겨내고 더 세련되고 문제가 없는 방식으로 언제나 야권단일화를 이뤄내야 합니다. 정치는 설득과 화합의 과정이니까요.


3. 혁신, 변화의 부재


세번째는 변화와 혁신, 그리고 과감한 이미지 메이킹의 부재입니다. 새누리당은 이기기 위해서라면 '레드 컴플렉스'를 비웃듯 온통 빨간색으로 도배했으며, 김무성 대표는 카우보이 모자를 썼고, 이번 재보선에서 새줌마(새누리당+아줌마(삼시세끼에 차줌마 연상)) 전략을 썼습니다. 더욱이 2012 대선 당시 야당의 전략인 경제민주화 그리고 실체도 없는 창조경제론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진보 코스프레로 이겼습니다. 반면 문재인 후보는 뚜벅이 걸음으로 대표되는 너무 정직하고 세련된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때론 정치인이 국민을 위해서라면 광대가 되야합니다. 견실한 정책은 기본이고요.


문 대표가 당대표 당선 후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천안한 폭침을 북한군에 의한 폭침이라고 인정하면서 외연을 확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어딘지 부자연스럽고 어정쩡합니다. 이러한 모습에 당내 불만이 제기돼 집토끼도 잡지 못하는데 산토끼부터 잡는 모양새입니다.


문재인의 길, 국민의 길


문재인 대표는 2012년 초선으로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자마자 대통령 후보가 된 특이한 케이스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어떨결에 자의반 타의반 대선후보가 된 모습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아직 문재인 대표는 초선의원입니다. 겉모습만 보면 한 5선의원으로 비춰지는 포스를 지녔지만, 속은 아직도 노무현 비서실장에서 정치인 문재인으로 성장 중인 과도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 초선의원 대선 후보에 당 대표라는 경험이 많이 힘들고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하지만 시련은 딛고 일어나서 정상에 우뚝 서는 모습을 보여야 아름다운 드라마가 될 수 있습니다. 국민들은 때론 훌륭한 정책 공약보다 그 사람이 가진 스토리와 겉모습에서 우러나오는 포스에 더 열광하기 때문입니다.